건물 매수기 / 수익률편
서울 꼬마빌딩 실질수익률,
광고의 절반인 이유
세 줄 요약
- 서울 꼬마빌딩 수백 채에 점수를 매겼는데 60점을 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범인은 건물이 아니라, 수익률 만점 기준을 4%로 잡아 둔 내 잣대였다.
- 광고가 말하는 표면수익률 4~6%는 공실/관리비/이자/렌트프리가 빠진 숫자다. 이를 다 빼고 국토부 실거래로 다시 계산한 서울 실제 수익률은 2~3%대, 광고의 딱 절반이었다.
- 그래서 나는 수익률을 둘로 나눠 본다. 매달 들어오는 월세 수익률과 시간이 올려 주는 가치 수익률. 서울 핵심지는 앞이 낮은 대신 뒤가 받쳐 준다.
지난 글에서는 건물을 계약하기 전에 거친 세 관문, 입지와 서류와 숫자를 적었다. 오늘은 그중 가장 많이 속는 '숫자', 그 안에서도 수익률 하나만 깊게 들여다본다. 사실 나는 이 대목에서, 내가 직접 만든 계산기 앞에서 처음으로 크게 당황했다.

수백 채에 점수를 매겼는데, 합격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흩어진 공공데이터를 한자리에 모아 건물마다 점수를 매기는 방법을 두었다. 실거래가, 공시가, 용도지역, 임대 시세, 역과의 거리. 열 군데 넘게 흩어진 숫자를 한 건물 위에 포개고, 이 건물이 사업적으로 몇 점짜리인지 눈으로 보려 한 것이다. 60점을 합격선으로 잡았다. 좋은 건물은 당연히 그 선을 넘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서울 꼬마빌딩 수백 채를 돌렸는데, 60점을 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전부 50점대 어딘가에서 멈췄다. 처음엔 내 계산이 틀린 줄 알고 며칠 밤을 로직만 다시 들여다봤다. 수식을 뜯고, 가중치를 바꿔 보고, 표본을 늘려도 결과는 같았다. 범인은 숫자 하나였다. 수익률 만점 기준을 4%로 잡아 둔 것. 머리로는 '건물 수익률 4%쯤'이 상식인 줄 알았는데, 막상 서울 꼬마빌딩에선 4%가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이었다. 문제는 건물이 아니라, 내가 들고 있던 잣대였다.
그 4%는 대체 어디서 온 환상이었나
따져 보니 내 머릿속 4%는 근거가 없었다. 금리가 높던 시절의 기억, 지방이나 구축 상가의 사례, '보통 4~5%는 나와야죠' 같은 말들이 모여 '서울 건물도 당연히 4%'라는 환상을 만들어 둔 것이다. 하지만 서울 중심지의 땅값은 지난 10년간 임대료보다 훨씬 빠르게 올랐다. 가격이 위로 뛰는 동안 수익률은 아래로 눌렸다. 같은 임대료라도 매매가가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지니까. 결국 서울 핵심지일수록 표면 수익률은 낮아지고, 가치의 무게중심이 '월세'에서 '땅'으로 옮겨 가 있었다.
광고의 수익률은, 왜 늘 절반만 진짜였나
중개장에 적힌 수익률은 하나같이 반듯했다. 4%, 5%, 좋으면 6%. 그런데 그 숫자는 '표면수익률', 연 임대료 합계를 매매가로 나눈 가장 보기 좋은 값 하나일 뿐이다. 그 뒤에는 공짜로 깔아 준 렌트프리 몇 달과 못 받고 있는 몇 달이 숨어 있었고, 공실과 실제 관리비, 건물 대출이자, 중개와 수선 비용을 하나씩 빼 보면 숫자는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국토부 실거래가로 서울 상업·업무용 건물을 넓게 다시 계산해 보니, 공실과 비용을 반영한 실제 수익률은 대체로 2~3%대였다. 광고가 말한 4~6%의, 딱 절반. 표면은 광고의 언어였고, 실질은 통장의 언어였다.
| 항목 (개념 예시) | 표면으로 볼 때 | 실질로 볼 때 |
|---|---|---|
| 연 임대료(중개장) | 1억 원 | 1억 원 |
| ― 렌트프리·미납 거품 | 반영 안 함 | −1,200만 원 |
| ― 공실(연 1개월) | 반영 안 함 | −730만 원 |
| ― 관리·수선 | 반영 안 함 | −900만 원 |
| ― 대출이자 | 반영 안 함 | −4,000만 원 |
| 손에 남는 돈 / 수익률(매매가 20억) | 1억 / 5.0% | 약 3,170만 / 약 1.6% |
순위가 통째로 뒤집혔다
나는 만점 기준을 서울의 현실, 2~3%대에 맞춰 다시 내렸다. 그러자 점수가 비로소 사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건물은 표면 5%인데 공실과 렌트프리를 빼니 실질이 2% 초반으로 주저앉았고, 어떤 건물은 표면이 수수한데 공실 없이 꽉 차 실질이 오히려 위로 올라왔다. 표면으로 줄 세운 순위와 실질로 줄 세운 순위가 통째로 뒤집혔다. 겉보기 1등이 실제로는 중위권이고, 안 예쁜 건물이 조용한 1등이었다.
숨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대출이다. 은행이 '이 건물 임대료로 이자를 감당하는가'를 보는 RTI도 결국 표면이 아니라 실질 임대료로 매겨진다. 표면만 믿고 들어가면 매달 이자가 임대료를 조용히 넘어서는 날이 오고, 그게 수익형 건물이 가장 흔하게 무너지는 자리다.

그래서 나는 수익률을 두 개로 나눠 본다
실질 수익률을 손에 쥐고 나니 질문이 하나 더 생겼다. "그럼 수익률 낮은 서울 건물은, 왜 그렇게들 사려고 할까." 답은 수익률이 사실 두 종류라는 데 있었다. 하나는 매달 통장에 꽂히는 월세 수익률, 다른 하나는 시간이 쌓일수록 땅과 건물의 몸값이 오르는 가치 수익률이다. 서울 핵심지는 앞의 숫자가 낮은 대신 뒤의 숫자가 길게 받쳐 준다. 반대로 외곽이나 한물간 상권은 월세 수익률이 높아 보여도 가치는 제자리거나 뒤로 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한 건물을 볼 때 실질 월세 수익률과 '이 거리가 앞으로 살아날 거리인가'를 나란히 둔다. 공공환경을 오래 본 눈으로 보면, 사람의 동선이 새로 그려지는 거리엔 시간이 편이 되어 준다. 숫자가 낮아도 시간이 내 편인 자리와, 숫자가 높아도 시간이 적인 자리는 전혀 다른 물건이다.
초보가 챙긴 한 줄
복잡하게 갈 것 없이, 나는 표면수익률에서 네 가지를 손으로 뺐다. 공실 가능성, 실제 관리비, 대출이자, 그리고 렌트프리·미납 같은 임대료의 거품. 이 넷을 뺀 숫자가 진짜 내 수익률, 곧 실질수익률이다.
실질수익률 = 표면수익률 − (공실 + 관리비 + 이자 + 임대료 거품)
중개사는 웃으며 "여긴 수익률 좋아요"라고 했지만, 좋은 건 광고의 수익률이지 내 통장의 수익률이 아니었다. 느낌이 아니라 실질 숫자로 기울 수 있게 된 뒤에야, 나는 비로소 수십억짜리 결정 앞에서 덜 무서웠다. 서울 꼬마빌딩이라면, 광고의 절반쯤을 각오하고 시작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

닫으며
건물의 값은 광고가 아니라, 거리의 저녁과 통장의 숫자에 쓰여 있다. 표면은 사는 순간의 숫자고, 실질은 사서 운영하는 모든 날의 숫자다. 건물은 역시, 사는 게 아니라 숫자를 제대로 읽고 키우는 일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실질 숫자를 어떻게 한자리에 모아 눈으로 보게 만들었는지, 그 '방법' 이야기를 조금 더 풀겠다. 나는 여전히 그 골목을 걷고, 여전히 수시로 틀린다. 틀리면 다음 글에서 고치겠다. 오늘도 달콤하시구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서울 꼬마빌딩 수익률은 보통 몇 %인가요?
중개장의 표면수익률은 대체로 4~6%지만, 공실/관리비/이자/렌트프리가 빠진 숫자다. 이를 다 넣어 국토부 실거래 기반으로 다시 계산하면 서울 상업·업무용 꼬마빌딩의 실제 수익률은 대체로 2~3%대다. 광고의 절반쯤으로 보고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다.
Q. 표면수익률과 실질수익률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표면은 연 임대료를 매매가로 나눈 가장 보기 좋은 숫자다. 실질은 여기서 공실, 실제 관리비, 대출이자, 렌트프리·미납 같은 임대료 거품을 뺀 '진짜 손에 남는 수익률'이다. 실질 = 표면 빼기 (공실 + 관리비 + 이자 + 임대료 거품).
Q. 서울 건물은 수익률이 낮은데 왜 사나요?
수익률이 두 종류이기 때문이다. 매달 들어오는 월세 수익률과, 시간이 올려 주는 가치 수익률. 서울 핵심지는 월세 수익률이 낮은 대신 가치 수익률이 길게 받쳐 준다. 표면 숫자 하나로 가르지 말고, 월세형인지 가치형인지부터 봐야 한다.
Q. 대출의 RTI는 표면으로 보나요 실질로 보나요?
은행이 보는 RTI는 결국 실질 임대료 기준으로 매겨진다. 표면만 믿고 들어가면 매달 이자가 임대료를 넘어서는 날이 오고, 그게 수익형 건물이 가장 흔하게 무너지는 자리다.